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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2004)

adelina:) 2014. 11. 30. 03:16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2004)

Josee, the Tiger and the Fish 
8.1
감독
이누도 잇신
출연
츠마부키 사토시, 이케와키 치즈루, 우에노 주리, 아라이 히로후미, 신야 에이코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일본 | 116 분 | 200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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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제

언젠간 그를 사랑하지 않는 날이 올거야.

베르나르는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지.

우린 또다시 고독해지고 그냥 흘러간 1년의 세월이 있을 뿐이야.

 

#2 호랑이

좋아하는 남자가 생기면 제일 무서운 걸 보고 싶었어.

남자가 안 생기면 호랑이는 평생 안봐도 상관없다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렇게 보게 되네.

 

#3 물고기

츠네오, 눈감아봐. 뭐가 보여?

아무것도. 깜깜해.

거기가 옛날에 내가 살던 곳이야. 깊고 깊은 바닷속. 난 거기서 헤엄쳐 나왔어. 그곳은 빛도 소리도 없고, 바람도 안불고 비도 안와. 정적만이 있을 뿐이지.

별로 외롭지는 않아.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그냥 천천히 시간이 흐를 뿐이지.

난 두번다시 거기로 돌아가진 못할거야. 

언젠가 네가 사라지고 나면 난 길잃은 조개껍데기처럼 혼자 깊은 해저에서 데굴데굴 룰러다니겠지.

데굴데굴, 데굴데굴, 데굴데굴-

그것도 그런대로 나쁘진 않아.


**

가장 덤덤하고 가장 맘아프고 가장 평범해서 가장 사랑스러운 이야기. 

이별을 고하고 길가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아내는 츠네오와 덤덤하게 생선을 굽고 부엌 의자에서 툭- 떨어지는 조제, 

조제의 여느 날과 다를바 없는 그 일상, 그 자존심이 나에게도 위로가 된다. '그것도 그런대로 나쁘진 않아.' 

뻔한 신파극이 될 수 있었던 소재를 너와 나의 사랑이야기와 다를바 없이 담담히 그려냈기에 이 영화가 이렇게 큰 위로가 되는 거겠지.


**

조제가 호랑이를 만나 물고기가 됐어.





한달 후 일년 후

저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출판사
소담출판사 | 2007-12-2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일 년 후 혹은 두 달 후,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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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가 좋아하던 바로 그 책  "한달 후, 일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1
"일년 후 혹은 두달 후,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을 거에요."
그가 알고 있는 사람 중 오직 그녀, 조제만이 시간에 대한 온전한 감각을 갖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격렬한 본능에 떠밀려 시간의 지속성을, 고독의 완전한 중지를 믿으려고 애썼다. 

#2
"언젠가 당신은 그를 사랑하지 않게 될 거에요. 그리고 언젠가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되겠죠."
그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덧붙였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고독해지겠죠. 그렇게 되겠죠. 그리고 한 해가 또 지나가겠죠."
"나도 알아요."
조제가 말했다.
"조제, 이건 말이 안돼요. 우리 모두 무슨 짓을 한거죠?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이 모든 것에 무슨 의미가 있죠?"
조제가 상냥하게 대답했다.
"그런식으로 생각하면 안돼요. 그러면 미쳐버리게 돼요."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본인의 여행, 영화와 어울리는 음악을 선곡해 추려놓은 앨범 천일의 몽상에 수록된 곡. 좋아라 하는 가수 스위트피의 하늘에 피는 꽃 앨범에 수록된 곡, 침묵. 

그들의 겨울 바다 여행을 추억하며.

*

바람결에 실려 나직히 들리는 종소리
찬바람이 불어 유난히 추웠던 그 겨울 
떠나보낼 수밖에 없던 
아무것도 할수 없었던 날들 

하늘이 한순간 검은 구름으로 뒤덮여
그 빛은 잠시 흔들린 후에야 사라져
달마저 저버린 세상에 
이렇게 텅 빈 채로 나 홀로 남아 
무거운 침묵 속으로 빠져들어 
꿈에서 깨어나도 그대로인걸

슬픔에 잠긴 채 끊임없는 고통에 전율 
견딜 수 없었던 참을 수 없었던 그리움 
떠나보낼 수밖에 없던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나는 

한참을 울다 지쳐 잠이 들었어 
지독한 악몽일 거라 생각했어 
하지만 꼭 기억하고 있을게요 
내게 남겨진 당신의 그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