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SPAIN PORTUGAL, 리스본
본격적인 리스본 여행의 시작.
리스본은 아침부터 하늘이 파랗고 날씨가 참 좋았다. 기분좋아! 어제 걸은 그거리를 다시 걸어서, 인포메이션센터에서 리스보아 카드를 샀다. (근데 생각보다 리스보아 카드 없이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많았고, 나도 괜히 샀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트램을 타기 위해 정류장을 찾아 헤맸다. 더 가까운 곳에 아마도 정류장이 있었을 듯 한데, 나는 왜인지 그 정류장을 찾지 못해 한참을 더 걸어 멀리 있는 정류장까지 걸어갔다 ㅠㅠ
그리고 젤 유명하다는 28번 트램에 탑승!
여행무계획자인 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 고로 그냥 28번 트램을 타고 일단 종점까지 가보기로. 28번 트램이 관광지를 많이 지나쳐간다니까 뭐-
그리고 종점 도착! 나같은 잉여여행자 많을줄 알았는데 종점까지 가는 사람은 별루 없어서 종점에 도착하니 조금 무서웠다 ㅠㅠ
종점 앞에 커다란 공원? 같은게 있길래 그냥 일단 들어가보기로.
어라 분위기가 좀 신기하네?
여긴 어디지? 하다가
이쯤 되어서 묘지일 수도 있겠구나- 했다. (지금 지도를 찾아보니 이름은 Cemiterio dos Prazeres)
그리고 이틀 후에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보았는데, 주인공이 누군가의 묘를 찾아 이 곳을 방문하는 장면이 나오길래 반가웠다.
트램을 타고 한참을 서쪽으로 왔으니, 온김에 벨렘지구까지 가봐야겠다, 해서 또 걸음을 옮겼다.
버스가 있을 법한 거리였지만, 나는 씩씩한 혼자여행자니까 걸어서 :)
가는 길의 골목골목들.
으 너무 맛있어!!! 혼자 가서 저러구 에그타르트 들고 사진찍고 있으니 옆테이블 할머니할아버지가 흐흐 웃었다 헤헤. 두개 먹고 하나 더먹고 두개 사가지고 나왔찌! 이게 내 점심이니까 흐흐
배를 채우고 제로니무스 수도원으로.
사실 별 기대 없이, 리스보아 카드로는 공짜니까! 하면서 갔던 곳인데 너무 좋았다!
웅장한 수도원.
아 여기 정말 좋았다. 일층에서 사진찍다 벤치에 앉아 쉬고, 이층에 올라가서 또 사진찍다 앉아 쉬고. 여유롭고 좋다아 :)
수도원 안쪽의 예수님. 성모마리아상이 있는 스테인글라스도 참 예뻤는데 사진을 못찍어 아쉽네.
그리고 다시 트렘을 타고 리스본 중심부로 돌아왔다.
어느덧 해가 질 시간이 되었네.
리스본의 강가. 강이 바다와 바로 연결되어 있어서 강가라기보다는 그냥 해변의 느낌이 더 많이 났다.
아름다운 곳.
한참을 산책하다 숙소로 들어가 채비를 다시 하고 나갔다.
저녁엔 Fado를 보려고 일부러 유랑에 글까지 써서 일행을 구했다. 파두거리는 특히 골목에 있고 어두컴컴한데다, 파두 자체가 보통 9시쯤 되어야 시작하기 때문에 여자혼자가긴 좀 무서울 거란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그래서 만난 파두메이트와 일단 저녁식사를 가볍게 하구 드디어 파두를 보러!
파두는 포르투갈의 전통가요-라는데, 사실 난 '전통'이라는 말에 그렇게 끌리는 타입은 아닌지라 이게 뭐가 그렇게 대단할까 싶었다. 단지 여행에서 만났던 사람들 중 가장 취향이 꼭 맞았던 두 사람(포르투에서 저녁을 함께한 사람과 전날 저녁을 함께했던 사람)이 모두, 들으면 그 감동이 어마어마할거라고, 무조건 보러 가라고 하길래 보러 갔던 거였지, 만약 그냥 한국에서 '파두란게 있구나' 하고 왔다면 보지 않고 갔을 가능성이 더 컸을 거 같다.
아무튼, 그래서 급하게 만난 파두메이트와 파두거리를 찾아 한참을 헤맸는데, 시간이 아직 일렀던 탓인지, 우리가 골목을 잘 찾지 못했던 것인지, 많다는 파두 레스토랑이 왜 하나도 보이지 않는 건지...ㅠㅠ 파두메이트나 나나, 정형화된 큰 곳에서 하는 공연보다는, 작은 곳에서 하는, 현지 느낌 물씬나는 공연을 더 보고싶어해서 한참을 헤매었는데도 결국 그렇게 마음에 쏙 드는 곳을 찾지는 못했다.
한참을 헤매고 있으니, 파두 호객행위ㅋㅋㅋㅋ를 하던 어느 아저씨가 우리 레스토랑으로 오라고, 하길래 더이상 찾기는 무리일거 같아 그곳으로.
Parreirinha de Alfama 라는 곳.
파두공연은 보통의 공연들과 달리 공연장을 빌려하는 곳이 잘 없었다. 대신 식당에서 일정 금액 이상의 음식과 술을 시키면, 먹는 도중에 식당 중앙에서 공연하는 형식으로 운영하는 곳이 대부분.
그래서 저녁을 좀 가볍게 먹으려 했으나, 어쩌다 보니 저녁도 이미 헤비하게 먹은 상태라, 와인한병과 치즈를 일단 시켰다.
그리고 곧 등장한 파두 반주자. (일반 기타와 조금 다르게 생긴(현이 훨씬 많았다) 기타를 연주하기에 나중에 무엇이냐 물어보니 포르투갈 전통 기타라고 알려주었다)
그리고 드디어 가수의 등장.
남성 가수와 여성 가수가 번갈아가며 공연을 했는데, 여성가수가 메인인 듯 했다.
아...... 정말 엄청난 공연이었다.
작은 식당 안에서 울리는 애달프면서도 선명한 음색. 왜 이들의 음악엔 '한'이 담겨있는건지. 식당을 빈틈없이 가득채운 목소리, 감동적이었던 한시간.
앞으로 리스본을 다시 가게 될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꼭! 다시 들으러 가고 싶다.(마지막곡은 열심히 동영상을 찍었는데 바보같이 소리꺼놓고 찍음 ㅠㅠㅠㅜㅜ)
이날은 그렇게 음악에 취해, 정말 행복하게 잠에 들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