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파리여행 day2
본격적인 여행 시작!
라운지에서 쪼꼬미한 에펠탑 보면서 조식 먹고!

랭스 샴페인 투어가 예정되어 있는 날이라, 아침 기차 시간에 맞춰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근데 이상하게 남편이 평소와 다르게 엄청나게 여유를 부리는게 아닌가 ㅋㅋㅋ 8시 28분 기차인데 조식 두그릇에 커피까지 야무지게 챙겨먹고 8시에 숙소 나섬 ㅋㅋㅋ 물론 지하철로 10분이면 가는 곳이긴 했지만 그래도 좀 촉박해 보였..으나 워낙 이런데 꼼꼼한 사람이라 다 계획이 있겠지 하고 지하철 타서 이야기하다 보니 기차 출발 시간을 38분으로 착각했던것 ㅠㅠ (남편은 이상할 정도로 숫자를 외우는데 약해서 아직도 우리집 티비 채널도 헷갈려 하는데, 설마 기차시간을 착각했을줄이야 ㅠㅠ)
그때부터 비상걸려서 지하철에서 발동동 하다가 문 열리자마자 부리나케 뛰어서 8시 25분(출발 3분전)에 플랫폼 앞에 도착했으나, 역무원이 게이트 앞에서 못타게 막음 ㅠㅠ 눈앞에 우리 기차 뻔히 서있는데 절대 못탄다고 ㅠㅠ 첫날부터 이런 멘붕의 사건을 겪게 될 줄이야 ㅠㅠ 살면서 한국에서도 해외에서도 기차놓친 적 한번도 없던 우리 둘다 엄청나게 멘붕했다 ㅠㅠ

기차 놓치고 숨 고르는 동안 남편은 서둘러 다른 기차를 검색 시작. 랭스행 급행열차는 한참 뒤에나 있고, 이거 타면 예약했던(선결제까지 했던!) 뵈브클리코 투어를 날리게 되어 하루를 완조니 망치게 되어 우짜지 하고 있는데 완행으로 한번 환승해서 랭스로 가는 기차가 5분뒤에 있다길래 티케팅도 안하고 고민하다 일단 무작정 기차에 탑승했다!
무단승차를 한 꼴이 되어버렸으니 잔뜩 쫄아서는 열차 칸 사이에 서서 뒤늦게 표를 사보겠다고 핸드폰 붙잡고 씨름하고 있는 와중에 역무원이 표검사를 하러 등장. 잔뜩 겁먹고 최대한 불쌍한 표정으로, ‘우리가 랭스행 급행열차 표를 샀는데 그걸 놓쳐서 지금 일단 이 열차를 탔는데 너한테 티켓 살 수 있냐’고 물어보니 엄청 쿨하게 그냥 우리 이전 표로도 된다고 체크 하고 넘어가줬다 ㅎㅎ 덕분에 한시름 놓고 드디어 기차 자리에 착석했다 ㅎㅎ

우여곡절 끝에 랭스 역에 도착해서, 역 밖에 나오자 마자 택시 잡고 뵈브클리코 와이너리로 향했다. 15분전까지 도착하라고 안내되어 있어서 혹시 늦으면 안 들여보내줄까봐 이때까지도 전전긍긍.
하지만 다행히 15분전에 와이너리에 도착!



와이너리 앞 공간을 특유의 쨍한 노랑으로 너무 예뿌게 꾸며 놔서 이곳저곳 사진을 찍다가 투어 시작 ☺️
실내 공간에서 만나 시작하는데, 시작 전에 아이패드를 하나씩 나눠주어서 공간에 입장할 때마다 가이드의 설명 외에도 패드로 이것저것 재밌는 이야기들을 읽어볼 수 있었다.

이 문을 열고 지하로 내려가며 투어 시작!

뵈브 클리코 마시기나 마니 마셨지 역사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몰랐었는데,
뛰어난 비즈니스 감각을 지닌 여성 창업가의 성공 스토리라 생각보다 엄청 흥미진진하게 들었다!
(사업을 키우는 사람들의 감각은 범인은 정말 상상할 수도 없다 ㅎㅎ)
(여성 창업가가 활동하기 어려운 시대였는데 남편이 죽은 과부인 경우에 한해 여성들도 사회활동이 가능했고, 그렇기 때문에 클리코 여사는 ‘과부(뵈브)‘ 클리코라는 서명으로 자신이 과부임을 밝히며 사회 활동을 했다고 한다. 그게 지금의 ’뵈브 클리코‘가 된 것!)

공간 공간마다 나름의 테마가 있었고, 곳곳에서 영사기로 영상을 쏴줘서 지루하지 않게 투어를 할 수 있었다.
사진은 없지만, 샴페인의 침전물을 쉽게 제거하기 위해 만든 기구도 있었는데(정확히는 침전물을 잘 쌓이게 하는 것) 그것도 신기했고, 침전물을 제거하기 위해 나이프로 병을 오픈했다고 하는데 그 이야기도 재밌었다.(에밀리 파리에 가다 에서 와인병 칼로 짜르다 손가락 자른 할아버지 생각도 나고 ㅎㅎㅎ)

와이너리 투어라면 당연 와인 시음이 빠질 수 없지!
마지막엔 다같이 모여 넌빈티지 하나와 빈티지 하나를 블라인드 테이스팅 했다!
대부분 귀신같이 빈티지가 훨씬 맛있다고 함 ㅎㅎㅎ

유난히 와인맛이 좋았던 년도들만 표기해놓은 계단을 오르면 오늘의 투어 끝!

투어 끝엔 무조건 기념품샵이죠😊
와인, 모자ㅋㅋ, 우산, 앞치마 등등 온갖 것들을 샛노랑 색으로 만들어 놓은 귀요미 샵이었다! 이것저것 다 갖고 싶었지만 우리는 샴페인 한병이랑 피크닉용 잔(선물용 ㅎㅎ)만 샀음

떠나기전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있으니 어느 외국인 아주머니가 사진 찍어주시겠다고 해서 우리도 기념 사진 한장😄
투어를 마치고 랭스에서 유명하다는(관광객들은 다들 간다는?ㅋㅋㅋ) Le Jardin Les Crayeres 식당으로 향했다.

이름에 걸맞게 식당 앞 정원이 아주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식당에선 나는 3코스, 오빠는 5코스의 런치메뉴를 시켜 먹었는데…


사실 맛없었음😅 나름 미슐랭 빕그루망이었는데 ㅎㅎㅎ...
이날 점심에 뭔가 실망하고 프랑스 요리에 대한 기대가 급 꺾여버렸다 ㅎㅎ (물론 며칠후 Septime 과 kei에서 대만족했지만!!)

그래도 찍어본다 프랑스 여행 첫끼 Le Jardin.
식사를 마치고 랭스 시내 투어 시작! 식당에서부터 슬금슬금 걸어서 생레미 수도원, 랭스 대성당을 보기로.

생레미 수도원에서는 이날 결혼식이 있었다!! 예쁘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수도원 앞쪽에 모여 사진을 찍고 있었고, 수도원 앞에는 요렇게 귀여운 웨딩카까지 ㅎㅎㅎ
생레미 수도원에서 랭스 대성당까지 가는 길은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가게도 죄다 문을 닫아서, '이 도시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걱정을 조금 했지만,
랭스 대성당 앞에 도달하니 이동네 사람들은 다 여기 모여 있었구나!! 싶었다.

대성당 앞 카페에는 사람이 바글바글. 앞에 카페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는데, 카페마다! 사람이 가득했다.


마주한 랭스 대성당의 어마어마한 규모!!
랭스 자체는 크지 않은 도시인 것 같은데, 생각보다 더 크고 웅장했던 대성당.
이때 날씨 또 끝내줘서, 우리도 랭스 대성당 앞에 앉아 30분 정도 일광욕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
그리고 기차 시간에 맞춰 다시 랭스역으로.


대성당에서 랭스역으로 향하는 길이 이 동네의 제일 번화가인 듯 했다. 사람도 많았고 식당도 많았고, 쇼핑할 샵들도 다 이쪽에 모여있었다. (우리끼리 맨날 얘기하는 "여기가 이동네 '명동'인가봐~")
랭스 역 앞에는 이유 모를 펭귄이 한마리 늠름하게 서있길래 펭귄 사진도 한장 찍고, 기차 타고 다시 빠리로!
빠리 도착하니 오후 5시가 되었길래, 숙소에 잠깐 들어갔다가 저녁 식사를 하러 다시 나왔다.
이날의 저녁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프렌치 레스토랑인 Maison Park.
파리 중심가에서 꽤 떨어진 곳에 위치해서 일부러 시간을 내서 찾아간 곳인데, 사실 나와 남편은 둘다 쏘쏘 였다.
맛이 없진 않았지만, 한국인 쉐프를 고수하지 않는다면 이정도 가격대로 굳이 여기까지 와서 식사를 할 필요까진 없지 않나 싶은🤔
식당은 한국인 손님 반, 현지인 반 정도의 비율로 채워져 있었고, 한국인 쉐프님이 메뉴마다 직접 오셔서 ‘한국말로!’^.^ 메뉴 설명을 해주시는 부분은 아주 좋았지만 ㅎㅎ 사실 더 맛있는 파리 식당이 워낙 많아서 재방문 의사가 크지는 않음.
(다만 한식과 접목되어 있고, 한국인 쉐프님이 계신다는 점에서 프렌치 음식에 생소하신 어른들을 모시고 간다면 좋은 초이스가 될 거 같다!)
(사실 이날 점심이 너무 내스타일 아니고, 여행 첫날인데 다른 도시에 다녀오기도 했고, 여러모로 지쳐 있어서 음식에 더 감흥이 없었던 거 같기는 하다)







어쨌든 식사를 끝내고 기운도 차렸겠다, 바로 들어가긴 아쉬우니 에펠과 눈도장은 찍자 싶어서 에펠탑 보러!
돗자리까지 챙겨온 남편 (사실 돗자리 아니고 다이소 테이블보 ㅎㅎㅎ) 덕에 편히 앉아 10년만의 에펠과 조우했다 ㅎㅎ


에펠탑도 그대로고, 한국어로 능숙하게 ‘샴페인 맥주 있어요’를 하시던 맥주 샴페인 아조씨들도 그대로고, 변한건 10년 늙어버린 내 몸뚱아리 뿐이구나 🥲
남편과 앉아 서로의 지난 에펠탑 추억들을 공유하다 너무 늦기 전에 다시 숙소로. (오늘만 올거 아니고 맨날맨날 올거니까!!!!)
그리고 첫날부터 이만보 넘게 걷고 너무 피곤해서 씻자마자 떡실신했는데 …
새벽 한시에 갑자기 화재경보기 울려서 ^^^^^ 호텔 사람들 다 파자마 입고 호텔밖으로 뛰쳐나옴^^^^^^
우리는 신혼집 가스레인지 위 화재경보기 오작동으로 한국에서 엄청 고생한 경험이 있어서 (새벽 네시에 오작동으로 소화액이 가스레인지 위에서 터져서 부엌 전체가 소화액으로 난장판됨^^^^) 화재경보음에 아아주 민감한데 ㅎㅎㅎㅎㅎ 설마 파리 한복판에서 새벽 한시에 이런 일이 있을줄이야…
너무너무 어마어마하게 큰 소리에 잠에서 깨서 상황 파악하기 위해 문을 열어보니, 사람들이 다들 파자마 차림(심지어 맨발인 사람들도 있었음)으로 건물 밖으로 피신중이었다. (한국 식당에서 밥먹다 화재경보기 울린 적도 있었는데, 한국인들은 아무도 일어나지 않고 밥만 잘 먹더라🙃 별일 아니긴 했지만 우리나라 안전불감증 심각 ㅠㅠ)

우리도 부랴부랴 신발만 신고 계단으로 내려와 건물밖으로 피신했는데, 한 3분 있었을까, 사람들이 그냥 다시 들어가기 시작하길래 우리도 따라 들어왔다.
이 모든 과정 중에 호텔 직원은 어떠한 안내도 없었고, 적어도 다음날 아침에 조식 라운지나 카운터에서라도 설명이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굿모닝‘하고 마는게 매우 어이없었다.
숙소 위치가 너무 훌륭하고 시설도 나쁘지 않고 라운지도 좋고 전반적인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으나, 그래도 4성급이었고 메리어트 계열중에 아주 빠지는 호텔은 아니었음에노 이런 위급상황에 대한 대처가 너무 미흡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았음.
아무튼 어이없는 사건으로 파리 둘째날 여행이 마무리 되었다🙂
내일부터는 본격 파리여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