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부터 날씨가 쨍~ :)
느긋하게 일어나 볼량시장으로 향했다.
숙소 앞에만 나와도 이렇게 아름답죠.
가는길에 아쥴레쥬 타일의 벽면을 구경하러 상밴투 기차역도 잠깐 방문했다.
볼량시장은 골목 안에 숨어있어서 찾는데 조금 헤맸다. 어느 건물 계단을 타고 밑에 내려가야 나타나는 볼량시장.
볼량시장의 생선가게 앞 고양이. 생선가게의 고양이라니 얼마나 행복할지 :) 생선가게 아주머니가 가끔 작은 생선을 하나씩 던져줬다.
볼량시장의 이모저모.
볼량시장에서 나와 치킨요리가 유명하다던 Pedro dos Frangos를 찾아 다시 걸음을 옮겼다.
지나가다 본 건물의 조각상이 귀엽게 얼굴을 찡그리고 있길래 한장. 왜 울고있나요!
pedro dos frangos의 치킨 반마리. 맥주까지 한병. 생각보다 별로였다 나는 역시 닭보다는 소, 돼지파야!
배불리 점심을 먹었으니 다시 산책하러 가볼까요.
식사후엔 포르투갈 와인이라는 포트와인 와이너리투어를 하러 Taylor's 로 향했다. 어제는 루이스 다리를 건넜으니 오늘은 동쪽으로 조금 더 가야 있는 루이스다리 옆다리를 건나볼까? 라는 생각으로 좀더 동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킁 근데 루이스다리 옆다리는 가지 말도록 하세요... 갔다가 분위기 너무 무서워서 못건너고 다시 돌아옴 ㅠㅠ 빈민촌 같은 느낌이 살짝 났는데, 사실 그게 무서울 일인가 싶지만 ㅠㅠ 그래도 조그만 동양인 여자애는 외지에서는 최대한 조심해야지요 ㅠㅠ
결국 오늘도 루이스다리를 건너 언덕을 내려와.
와이너리투어를 하는 데는 Sandeman, Calem, Taylor's 가 제일 유명한데 비교적 Sandeman과 Calem은 언덕 아래쪽에, Taylor's는 꽤나 언덕을 올라 자리잡고 있었다.
갔더니 다음 와이너리투어까지 시간이 조금 뜨길래 여기저기 구경. 비가 안왔다면 바깥으로 나가서 구경해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비가 내리고 나는 우산이 없었지 ㅠㅠ
와이너리투어는 15분 정도의 설명에 와인 세잔을 제공해주는 투어인데, 설명 전에 화이트와인을 한잔, 투어 끝나고 레드와인 두잔을 주더라.
레드와인 맛있어!
옛날 와인의 변질을 막기 위해 브랜디를 첨가한 와인이라는데, 도수가 일반 와인에 비해 많이 높고 대신 매우 달콤했다 :) 마시면 바로 도수가 꽤 되네- 하는 느낌이 오지만 그래도 계속계속 마시게 되는 그 맛!
워낙~에 술꾼인지라 포르투에서 제일로 기대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포트와인 투어였는데 역시나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여행을 다니면서 만난 사람들과 sandeman, calem 포트와인도 마셔봤는데 taylor's가 젤 맛있었다! 개인적으로는 taylor's, calem, sandeman의 순서.
와인 세잔에 기분좋게 다시 언덕을 내려와 숙소로. 언덕을 내려가는 길에 한국인 여자 관광객 세명이 왠지 Taylor's를 향해 길을 오르는 것 같길래 오지랖도 부렸다 "오늘은 다른 행사가 있어서 제가 한게 마지막 투어였어요!" 비가 오는 언덕길이니까, 술에 취한 김에 답지 않게 오지랖 친절 히힛 그래도 '감사합니다!'들었다 :)
여기가 다른 와이너리인 CALEM. 정말 언덕 아래 초입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러한 이유로 calem을 가는 사람들도 많았다. (Taylor's 언덕길 생각보다 길다. 여름엔 무척 더울듯 ㅠㅠ )
그리고 비에 지쳐 다섯시쯤 조금 일찍 숙소로 들어왔다. 숙소에 들어서서 오늘 저녁은 어쩔까- 하다가 심심할땐 유랑!ㅋㅋㅋ (여행 전엔 왜 굳이 유랑에서 사람을 만나지? 했는데 은근히 나도 욜심히 만나구 다녔다ㅋㅋㅋ 게다가 만났던 사람들 다 좋았어 :) ) 어찌어찌 어느 남자분과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이야기를 하다보니 같은 숙소라서 편하게 만나서 함께 식당을 찾아나섰다.
무계획자인 나와는 다르게 식당 한군데를 알아오셨는데 아쉽게도 갔더니 문을 닫았다. 생각해보니 이 시즌 즈음에 식당 휴가인 곳이 많았다.
그래서, 어쩌지 하다가 강변에 어느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더니 밖에는 운치있게 비가 오고 있었고 포르투 강변 아름다운건 두말하면 잔소리니, 대만족! 게다가 한국인들이 한테이블 앉아있길래 우리끼리 "오 저분들은 맛집검색해서 찾아온듯! 그래도 나름 맛집인가봐요" "다행이다ㅋㅋㅋㅋ" 하면서 소근소근했다 ㅋㅋㅋ
스테이크와 문어요리.
이날 저녁을 함께했던 분은 대구의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는데, 나랑 취향이나 생각이 똑 맞아떨어져서 정말로 즐겁게! 대화했다. 서로 책과 영화를 추천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나는 참 게을러요- 했더니, 책보고 영화보고 음악듣는건 게으른게 아니죠, 라고 말해주었는데 그말이 참 좋았다. 맞아, 책과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는건 아무것도 하지 않는거랑은 다르구나. 나는 단지 정적인 취미를 가지고 있을 뿐이구나.
여행을 다니다 보면, 평소에도 자주 들었음에도 와닿지 않아 흘려보내던 말이 쾅!하고 와닿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아마 이순간도 그런 순간들 중 하나였던 것 같다.
책과 영화, 음악을 좋아하는데에 비해 끼가 없어 그것을 표현하지 못하는게 아쉽다 했더니 데셍을 배우는 것도 추천해줬었다. 자기도 참 재능이 없는데, 데셍을 배우고 나서는 벤치에 앉아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고. 선만 해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긋는 것은 참 쉬운데,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아래에서 위로 긋는 것은 어렵다고, 많이 배우고 많이 연습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해줬다.
언젠가는 데셍 꼭 배워봐야지 :)
그렇게 즐거웠던 식사를 마치고, 가는길에 맥주집에 들어가 맥주한잔까지 하고는 그날도 그렇게 마무리.
둘다 그간의 경험으로 여행에서의 인연이 오래가기는 쉽지 않다는 걸 이미 알아서인지, 이 인연은 오늘로 끝이라는 걸 전제로 한 식사였음에도 참 즐거웠다. 우리 한국감 다시 봐요! 라는 상투적 인사는 없었지만, 그래도 참 즐거웠고, 많이 생각했던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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