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살한살 나이먹을수록, 예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이 이해되기 시작한다.
속을 알 수 없었던 클로저의 앨리스가 이해되는 순간이 왔듯,
예전엔 그토록 답답하다고 생각했던 지오의 마음을 이제는 조금은 알 것 같다. 물론 나는 여전히 준영에 마음이 가는 사람이지만, 여전히 지오의 비겁함에 화가 나는 사람이지만. 지오의 변명에 화가 나기만 했던 예전의 나는 잔인할 정도로 무지했구나.
생각해보면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 것은 항상 그들의 약함이었다. 약함을 이해하지 못했던 예전의 내가 되려 훨씬 약한 사람이었구나 싶다. 부끄럽다.
나이든다는 것이 타인의 약함을 이해해나가는 과정이라면, 나는 아직도 많이 성숙해야 하지 싶다.